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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의 이해와 비즈니스 기회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과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암호화 화폐에 대한 투자 광풍으로 규제 태풍이 몰아쳤지만 여전히 블록체인은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기술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에는 어떻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지가 큰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블록체인을 어떻게 사업 기회로 활용할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죠?

(사)코드의 리더이며 정보화, IT 기술 관련해서 오랫동안 연구해오신 윤종수 변호사를 모셔 ‘블록체인과 비즈니스 기회’라는 주제로 강연을 들었습니다. 아주 이해하기 쉽게 블록체인의 기술과 새로운 기회들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다음은 강연 요지를 요약한 것입니다 – 편집자 주>>

 

블록체인, 분산화된 환경(P2P)에 신뢰도를 확보한 기술

인터넷은 기술과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는데 가장 커다란 의미는 분산형 네트워크를 우리 생활 속에 정착시켰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전에는 기관에서 서버-클라이언트로 연결되는 집중형 네트워크 환경이었다면 인터넷은 말 그대로 ‘엔드 투 엔드 (end-to-end)’ 형태의 분산화된 컴퓨팅 환경을 정착시켰다. 영희의 PC에서 직접 철수의 PC로 연결될 수 있는 P2P (peer to peer) 환경이 구현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이용 측면에서는 100% P2P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개인간 컴퓨터가 직접 연결될 경우 ‘신뢰’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중간에 사업자가 있어서 정보의 공유와 거래를 연결해왔다. 이를 ‘플랫폼 사업자’로 표현할 수 있다. 대체로 인터넷 분야에서는 플랫폼 사업자가 돈을 벌었고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인터넷 연결의 ‘가치’를 많은 부분 가져갔다고 해석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대해 설명할 때 누구나 중개기관이 없는 P2P 환경을 얘기한다. 블록체인은 인터넷 시대에도 기술은 존재했으나 연결의 신뢰 문제로 활용할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해서 P2P 프로토콜을 경제적 차원으로 승격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P2P 네트워크에 분산화된 공개 장부를 체인으로 연결해 위조와 변조가 거의 불가능하도록 기술적으로 보완했고 블록체인 구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상 (=토큰) 체계를 마련해서 지속성을 부여했다.

 

암호화 화폐를 통해 ‘거래’의 기반 마련

블록체인이 이처럼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아무래도 암호화 화폐 (Cryptotoken) 때문일 것이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가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비트코인’을 내놓으면서 비트코인을 화폐로 받는 상점들도 생겨나고 최근 들어서는 주식시장 처럼 이를 사고파는 거래소가 등장하면서 주목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가상의 공간에서 특정한 가치를 갖는 가상화폐는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가장 쉬운 예로 싸이월드 도토리를 생각하면 된다. 비트코인과 같이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가 다른 점은 암호화된 가상화폐이며 발행기관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토리는 싸이월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였고 싸이월드의 정책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 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고 별도 발행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에 몇가지 특성이 더해진다. 소액 결제가 손쉬워 졌다는 점이다. 기존 화폐는 각 나라가 결정한 기본 단위에 따라 값이 매겨 지지만 암호화 화폐는 쪼개고 쪼개서 아주 작은 가치로도 표현된다. 이제까지 값을 매기지 못했던 콘텐츠 단위 처럼 소액 결제를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한다. 또한 자금이체가 편리하다. 이메일에 첨부해서 파일을 보내는 것처럼 간단하다. 실제 사회에서 ‘돈’이 국경을 넘을 때 발생하는 여러가지 이슈가 암호화 화폐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메타 에셋’의 토큰화로 다이아몬드, 권리, 관심 등 다양한 분야의 거래 가능

블록체인 기술이 더욱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다양한 ‘서비스 영역’이 등장하고 있다. [메타 에셋 (meta-asset)] 으로 표현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서 다양한 자산 (Asset)에 대한 정보를 기록하고 저장하며 이에 대해 각각 암호화폐 (token)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 진다.

예를 들면 다이아몬드나 부동산과 같이 대표적으로 실물을 사고 팔았던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특정 다이아몬드의 소유권을 블록체인으로 저장하고 이를 거래할 수 있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제까지 ‘가치’로 환산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블록체인 기반으로 가치를 화폐 (token)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BAT (Basic Attention Token) 의 경우는 이제까지 광고 업계에서 풀지 못했던 문제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해결해보려는 시도를 보인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광고를 만들고 매체에 게재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치는 광고제작사와 미디어에만 배분되고 정작 직접 타겟인 소비자들에게는 전달되지 않는다. 단순히 광고를 통한 정보 습득 이외에는 없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광고를 싫어하고 광고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게 된다.

BA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광고를 본 소비자 (사용자)들에게 토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관심’에 대해 보상하는 체계를 만들고 시험 서비스 하고 있다.

이더리움 기반의 고양이 키우는 게임 ‘크립토 키티즈’가 대성공을 거둔 것도 눈 여겨볼 만하다. 크립토 키티는 이더리움 기반으로 만들어진 고양이 키우는 게임이다. 고양이를 사고 키우고 다른 고양이와 교배시켜 새끼를 얻을 수도 있다. 게임 머니는 기존 인터넷/모바일 기반의 게임에서도 익숙한 기능이지만 블록체인 기반으로 게임을 구현했다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최근들어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 미디어 [스팀잇]은 글을 쓰거나 업 보팅 (Up Voting, 페이스북의 좋아요 기능과 유사) 등 큐레이션을 통해 ‘스팀’을 받을 수 있다. 스팀을 ‘스팀파워’로 전환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커뮤니티 내에서 영향력이 높아진다.

블록체인과 암호화 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들은 거래소를 통해 과열 투기 현상을 보이는 암호화 화폐에 대한 우려와 블록체인, 혹은 그 화폐가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질문을 던진다.

블록체인은 인터넷의 네트워크 효과와 가치를

크립토키티즈 게임에서 자신만의 차별화된 고양이를 키우는 과정의 게임의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게임 머니를 사기위해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의 심리와 그런 소비를 통해 성장한 게임 산업을 이해 못한다면 설명할 방법이 없다. 스팀잇이라는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스팀 파워를 가지고 좋은 글을 발굴해서 더 많은 사람이 읽게 만드는 것이 과연 어떤 가치를 가지는 지는 현재의 사업 모델로는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이제까지 계량화하기 어렵거나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가치’로 환산되지 못했던 사용자 경험들이 블록체인 기술로 각기 서비스에 맞는 화폐 (=토큰)의 형태로 가치화, 자산화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인터넷 시대로 넘어 오면서 지속적으로 대두됐던 ‘네트워크 효과’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실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블록체인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신기한 개념이라기 보다는 인터넷 시대 부터 있어왔고 발전되었지만 ‘구현’이 어려웠던 부분들이 서비스의 형태로 형성된다는 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이 눈여겨 보아야할 개념 가운데 하나가 ICO이다. 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공개)가 아닌 Initial Coin Offering (코인 발행을 통한 자금 모집)이다. 최근 텔레그램이 ICO를 통해 8억5천만 달러의 자금을 모았다고 발표해서 주목을 받았고 많은 기업들이 – 특히 초기 기업 – ICO를 통해 사업 자금을 모으고 있다. 기존의 IPO는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에나 가능한 방법이었는데 ICO는 창업 초기에, 심지어 사업계획서 하나 만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스타트업에 유리한 자금모집 방법이지만 투자자 보호의 문제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에서는 ICO를 규제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확대되고 더 많은 서비스가 생겨난다고 할 때 ICO의 금지는 결코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없다.

블록체인이 거래소의 열기로 인해 대중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 기술이 어떤 의미를 가지며 현재의 서비스들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면밀한 관찰과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타트업에서 많은 고민을 통해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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