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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문화를 새롭고 특별하게 바꿔 가는, 꽃잠

고독사나 존엄사가 사회적 이슈로 재조명 되며,  과거와는 다른 관점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와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다.

장례가 산업화되며 찍어낸 듯한 공장식 서비스가 만연하고, 떠난 이를 추억하고 남겨진 이들의 슬픔과 아쉬움을 대변한다기 보단, 불필요한 형식적인 부분이 과하게 세팅되며, 그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하여 진행하게 되는, 불합리한 구조를 지닐 수 밖에 없었던 장례식. 이제 시대정신과 사회적 통찰을 담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장례문화로 새롭게 바꿔 나갈때가 되었다.

Ken Loach 의 Riff-Raff(1991) , 장례 비용이 없는 건설노동자 스티브가 어머니의 유골을 공원에서 뿌리는 장면.

 

Matt Ross의 Captain Fantastic(2016) , 영화 캡틴 판타스틱속 장례식. 죽으면 화장해서 공중화장실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려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자살한 아버지 캡틴 벤의 유언에 따라 화장 중인 가족들.

 

켄 로치의 영화 <하층민들>에서 처럼 누군가는 비용이 없어 장례를 치루기 힘들 수도 있고,  맷 로스의 영화 <캡틴 판타스틱>에서 처럼 누군가는 고인의 철학과 의지에 따라 아주 다른 방식의 장례를 치뤄야하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영화적 상황이긴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가. <꽃잠>은 이렇듯 한번쯤은 생각해 보다 넘겨 버렸을 법한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찬찬히 생각하게 해준다.

 

<꽃잠>은 변화된 시대적 상황과 의식을 보다 더 파격적으로 현장에서 직접 고민하며, 기존의 획일화된 장례문화를 새롭게 바꿔보겠다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장례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네이밍에서 느껴지듯 <꽃잠>은 보다 서정적이고 세심한 개인 맞춤형 장례 서비스이기도 하다.

<꽃잠>의 유종희,오지민 공동 대표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나와 가족의 장례를 미리 준비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장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 주셨다.

 

유종희 대표는 독립영화 감독으로 죽음과 장례에 대한 영화를 만들다 오지민 대표와 함께 <꽃잠>의 사업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장례 지도를 직접 진행하며,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소 특이한 시작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영화를 만드는 것과 장례를 준비하는 것은 삶과 죽음의 깊은 통찰과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기본으로 하는 일이기에 한편으로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일이란 생각도 들었다.

 

<꽃잠>은  100인 100색의 장례를 지향한다.  고인의 바램과 남겨진 이들의 추모를 담아, 고객이 원하는 장례 컨셉의 형식과 내용을 상담을 통해 세심히 개별 맞춤으로 기획하고 진행한다.  또한 안타깝게도 일찍 세상을 떠난 어린 아이를 위한 특별한 장례식 <나비잠>과  소규모 형태로 별도의 빈소 차림 없이 입관식에 집중하는 1일장 형태의 <하루잠>도 진행하고 있다.

<꽃잠>은  미리 죽음과 장례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는 문화를 주도하며, 고인과 유족의 마음을 최대한 반영하여 기존의 허례 허식을  버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있는 추모형태의 장례가 되도록 스텝들 모두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진행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장례 이후에도 유족들을 위해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어,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치유를 위한 토탈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지만, 누구나 자신이 원할때 원하는 방식대로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장례는 그런 의미로 보아 남겨진 자들을 위한  몫인지도 모르겠다. 미리 계획할 수 없는 죽음이기에 그 아쉬움과 당혹스러움을 조금 더 보상받기 위해 애쓰는 과거와는 달리,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과의 관계를 재조명하며, 관습의 틀에서 벗어나 작은 것 하나에도 개인적인 의미를 담아 남겨진 이들과 함께 추억을 나눌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늘 누구를 위한 장례식인지 모를 천편일률적이거나 전형적인 기존의 장례식을 보며 과연 다른 방식의 추모와  대안은 없는 것일까 종종 상상해 보기도 했었다.  각기 다른 상황들 속에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들을 위해 책임을 함께 나누고 고통을 분담해줄 대안으로의 장례가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고… <꽃잠>이 오즈인큐베이션 센터의 문을 두드렸을때  이제는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장례문화에 대한 대안을 함께 구체적으로 고민하며 실천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한국사회는 죽음에 대해, 장례를 미리 준비하는 것에 대해, 다른 형태의 장례 대안을 찾는 것에 대해, 아직은 낯선 사회적 분위기이지만,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장례문화를 바꾸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비용과 무의미한 형식들로 이루어진 장례식, 그러한 문화에서 조차도 소외된 빈민층을 포함한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장례 역시 함께 풀어야할 숙제가 아닐까 싶다.

 

<꽃잠>이 기존 형식에서의 스타일만을 바꾸는 서비스가 아닌,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연결하며 보다 포괄적인 사회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보완하고, 장례문화 자체의 문제를 해결해가며, 함께 성장해 나가길 바래본다.  장례문화를 새롭고 의미있게 바꿔 나가는 <꽃잠>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홈페이지>> 꽃잠(ggotjam)
*인터뷰>> 아름답고 영원히 기억될 장례식을 만들어가는 꽃잠 

 

Huki
Huki
복합문화공간,전시,디자인,프로그램,F&B 기획,개발,운영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해왔다. 공유경제,앙트르프르눠십,소셜벤처,임팩트 투자.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