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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의 코칭노트 #01] 아침을 활기차게, 왈이의 아침식땅

노영은 대표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여름이었다. 인큐베이션 센터 개소를 앞두고 입주팀을 공개 모집했는데 참여를 했던 것이다. 팀 소개 시간에 노대표는 ‘아침 출근 길 표정을 바꾸겠다’는 다소 거창하며 비장한 사업 목표를 전했다.

“2016년 5월, 출근길 지하철에서 주변을 둘러 보게 되었는데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부터 다들 지치고 힘겨워 보였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각자의 휴대전화에만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 무뚝뚝하고 힘겨워 보이는 표정이었습니다.”

‘출근길 표정이 왜 저럴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급기야 그 출근길을 조금은 더 희망적으로 바꿔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출근 길에 지쳐 있는 동료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전해주는 아침 문장 서비스 [왈 Wal:]의 시작이었다.

스타트업 창업가들은 다양한 경험에서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와 만난다. 대개는, 자신의 경험 속에서 불편했던 것을 해소해주고, 기술을 넣고 새로움으로 무장하여 소비자들을 확보해 나간다. ‘혁신’이나 ‘가치’라 일컫는 서비스나 제품 뒤에는 시장이 있고, 시장을 확보하며 기업의 값을 더해 간다. 그렇게 돈을 벌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 스타트업의 목표이다. 물론 ‘사회적’ 가치를 더욱 중시하는 기업도 있다. 사회적으로 소외 받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이거나, 그들과 함께 만드는 서비스를 지향하곤 한다.

[왈]은 결이 달랐다. 출근길 표정을 밝게 만들고 싶다니… 얼마나 기발하며 가치 있는 서비스인가? 하지만 ‘어떻게?’라는 질문에 부딪치면 그 답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매일 아침 카톡으로 받는,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문장 하나로 출근길이 환해질 만큼 직장인들의 삶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테다. 또한 뚜렷한 수익모델을 정의하기 어려운 것도 서비스의 어려움 중 하나였다.

솔직히 ‘왈’의 성공 확률을 점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주팀으로 뽑았던  것은 그들의 ‘팀력’ 때문이었다. 대표를 포함해서 팀원들이 모두 주요 타겟인 2432의 정서를 이해하고 그들에 소구하는 콘텐트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입주 후 코칭 시간이 이어졌지만 우리의 고민은 늘,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였다. 반드시 매출의 문제는 아니었다. 서비스를 좀 더 정교하게 정의하고 포지션을 잡는 것이 중요했다. 2432 직장인 여성 – 타겟에 폭넓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했다.

좀 더 전문적인 코칭을 위해 왈 팀을 미디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메디아티’에 연결해주었다. 메디아티 프로그램에 합류에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사업 모델을 고민하게 되었다.

[왈]은 새로운 트렌드인 ‘보이스 인터페이스’에 주목했다. 카카오톡으로 보내는 문장 서비스를 확대해 AI 스피커용 음성 콘텐츠 제작을 시작했다. 오전 8시, 아침에 찾아가는 공감형 콘텐츠, 허기진 직장인들의 마음을 채워준다는 의미로 ‘왈이의 아침식땅’이라 정했다.

설정은, 인간을 키우는 개, 왈이가 티코를 몰고 나와 마음이 허전한 인간들을 위해 아침을 차려준다. 식당에서 자신의 사정을 얘기하며 위안을 얻는 인간들, 각자의 상황에 맞는 아침을 준비해준다. 그 과정을 오디오 클립으로 전한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서비스에서 들을 수 있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 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이 AI 스피커 사업을 시작하면서 ‘보이스 인터페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AI 스피커 제품을 출시하고 오디오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향후 음성으로 동작하는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왈이의 아침식땅은 성공적이었다. 최근 왈 팀의 구독자 조사에 따르면 아침식땅은 [20대 여성]들이 [출근길]에 [힘을 얻고 기분 좋으려고]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왈 팀의 고고한 이상 – 출근길 표정을 활기차게 -을 실현하기 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남아 있지만 문장 서비스와 함께 본격적인 출동 준비를 차분히 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왈이의 아침식땅에서 소개한 아침 메뉴를 고객들이 직접 픽업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식땅’을 열기도 했다. 지하철 물품 보관함을 이용해서 아침식땅 팬들과 만나는 기회를 만든 것이다.

 

 

20대는 우리의 미래다. [왈]이 부디 성공하여 20대가 힘을 얻고 희망을 가꾸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 미래도 밝아질 테니 말이다.

 

 

Julia
Julia
IT 전문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홍보, 소셜 마케팅 등을 전문으로 일해왔다. 습관성 창업 증후군을 보인다고 할 만큼 창업 경험을 갖고 있다. 스타트업과 함께 혁신을 위해 고민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것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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