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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Z PLAYER’S STORY #4] 불합리한 시장을 바꾸는 면도기, 와이즐리

면도날로 2030 사로잡은 와이즐리, 생활용품 혁신기업으로 비상

남성의 생활 필수품인 면도날은 다른 생필품 중에서도 유독 비싼 편이다. 와이즐리의 김동욱 대표는 이 같은 문제가 다국적 기업들의 높은 가격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 거품뺀 가격에 질 좋은 면도기, 2030 사로잡다= 와이즐리는 비싼 면도기와 면도날이 아닌, 거품빠진 가격에 질 좋은 면도기 세트를 만들어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와이즐리는 회사의 캐치프레이즈를 “불합리한 면도기 시장을 바꾸는 청년들”, “질레트에 가성비로 맞서는 스타트업”, “다국적 독점 기업에 맞서는 젊은 청년들” 등으로 삼았다. 불합리한 면도기 판매 시장을 바꾸는 한편, 혁신적인 생활용품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수십 년간 다국적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며 가격을 올려왔지만, 소비자들은 대안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값싼 중국산 제품을 쓰면서 불만을 삭힐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누구나 좋은 제품을 정직한 가격에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면도기는 누구나 매일 사용하는 ‘생활 필수품’이기 때문이죠”

김 대표가 소개하는 와이즐리 면도기는 정직한 가격의 최고급 면도기를 표방한다. 독일산 5중 면도날과 인체공학적 면도기라는 특징이 있다. 가격은 기존 외산 면도기의 3분의 1 수준이다. 유통 간소화를 통해 비용을 낮췄기 때문이다. 중간 유통 없이 제품을 소비자에게 온라인으로 직접 판매하는 전략이다. 김 대표가 완성한 와이즐리 면도날은 ‘칼의 도시’로 유명한 독일 졸링겐 지역 100년 전통의 공장에서 공수해온다. 졸링겐은 쌍둥이 칼 브랜드 ‘헨켈’로도 잘 알려진, 독일 최고의 대장장이들이 모여 있는 명품 칼의 생산지다. 독일 벤츠와 미국 테슬라를 생산하던 세계적인 엔지니어들이 와이즐리 생산에 합류했다. 이를 통해 타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기술력이 적용된 제품을 생산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와이즐리의 목표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비 부담을 줄여주고, 현명한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되찾아주는 것입니다. 다국적 독점 대기업에 맞서, 불합리한 면도기 시장을 바꿔 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죠.”

해외 시장에서도 앞서 와이즐리와 유사한 사업모델로 크게 성공한 사례가 있다. 미국의 ‘달러쉐이브클럽’과 ‘해리스’라는 스타트업이다. 두 회사는 면도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주역으로 유명하다. 질레트는 이들 스타트업에 미국 온라인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가격을 20%나 내렸다. 두 회사 모두 약 1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 불합리한 면도기 가격, 발로 뛰어 해결하다=와이즐리는 대학생 자취 시절 김 대표가 느낀 불편함에서 시작됐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면도날 1팩에 4만원이 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심지어 할인된 가격이었어요. 매대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그냥 발길을 돌렸습니다.” 김 대표는 어쩔 수 없이 예전에 샀던 면도날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침마다 피부에 상처가 났다. 저렴한 1회용 제품은 피부에 통증이 심해 포기했다. 이후 질레트를 보유한 한국P&G에 입사하게 된 김 대표는 ‘면도기 가격은 꼭 이렇게 비싸야 할까?’라는 의문을 계속해서 품었고, 회사를 나와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며 소비재·유통업계 시스템을 익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면도날 가격의 불합리함을 알게 됐다고 한다.  “현재 질레트나 쉬크사는 90%에 육박하는 이익률을 누리고 있습니다. 중간 유통마진도 있어요. 고객이 지불할 비용에 유통마진은 물론이고 연예인 광고비 같은 마케팅 비용이 묻어있는 셈이죠.”

김 대표는 친동생인 김윤호 이사와 한국P&G 동료였던 전영표 이사와 손잡고 와이즐리를 창업했다. 회사를 창업하며 어려웠던 점은 목표로 했던 ‘최고의 품질’을 구현하는 일이었다.  와이즐리는 이를 위해 독일로 건너가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찾았다. 면도날만 전문으로 생산하는 독일 파트너십 공장을 찾는데만 1년, 업체를 설득해 와이즐리 제품을 공급받는 데만 꼬박 3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렇게 독일 벤츠와 미국 테슬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던 세계적인 엔지니어들과 협업하며, 최고의 기술력을 녹여냈다. “생산 비용은 많이 들지만, 우수한 품질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요. 당장 저희 직원과 가족부터 매일 사용할 제품이기 때문이죠.”

와이즐리 혁신 계속될 것” =김 대표는 내년 중 남성 화장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그는 원가 비중이 낮은 화장품 이야말로 전형적으로 가격이 왜곡된 시장이라는 생각에 문제를 해결해갈 생각이다.

그는 “백화점 1층에 가면 볼 수 있는 남성 화장품 브랜드는 기초 세트만 사도 10만원은 가볍게 넘어가곤 하는데, 와이즐리는 이 왜곡된 원가 문제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면도기와 마찬가지로 생산 단계부터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드는 업자를 찾아 고품질로 생산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샴푸, 치약, 칫솔과 같은 욕실 생활용품으로 저변을 넓혀갈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다음 세대를 위한 P&G같은 회사가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생활용품 업계가 혁신으로부터 멀어져 있는데, 이는 대기업이 오랫동안 지배해 왔고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소비자에게 필요없는 비용이 전가되는 것을 우리는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와이즐리 면도기가 ‘질레트’에 전혀 뒤지지 않는 품질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제품 기술력이 확실한 만큼 고객에게 와이즐리를 제대로 소개하는 일에도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와이즐리 면도기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처음 와이즐리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와이즐리 스타터세트’를 추천한다. 부담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가격도 저렴하게, 배송비는 무료로 책정했다. 면도날은 4입 9600원이라는 가격에 판매한다. 면도기와 면도날은 정기구매 형태로도 구매할 수 있다. 자동으로 결제 및 배송돼 편리할 뿐 아니라 추가 할인혜택도 있어 경제적이다. 정기구매시 8900원(배송비 포함)이고, 면도기는 6000원이다. 스타터세트는 8900원(배송비 포함)이다.

와이즐리는 고객 수요를 체크하기 위해 사전 서비스인 ‘스퀘어 쉐이브’를 창업한 뒤 올해 1월부터 정식 서비스인 ‘와이즐리’를 공식 출시했다. 김 대표는 스퀘어 쉐이브를 통해 고객의 호응을 확인한 후 더 개선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 ‘와이즐리’라는 새로운 브랜드명으로 출시했다. 올해 2월부터는 오즈 인큐베이션 센터에 입주해 사무공간을 제공받으며 성장에도 탄력을 받았다.

“이전에는 집에서 합숙하면서 지냈는데 거실에서 다 같이 책상을 놓고 일했어요. 그러다 보니 근무환경도 안 좋고 외부 미팅을 하기도 불편했거든요. 우선 24시간 근무가 가능하면서 이렇게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공유 사무실 자체가 흔치 않습니다. 매우 만족스럽고요. 센터가 제공하는 여러 프로그램과 운영진 분들의 조언도 코칭이 됩니다. 이 사업에만 집중하다보면 좁은 시야로 보게 될 때가 많은데, 필요한 전문가들을 그때그때 연결시켜 주고, 다양한 스타트업들을 만나보면서 조언을 주고받은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와이즐리는 사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연내 20명 이상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개발부문과 비즈니스 부문으로 나누어 주로 채용하고 이외에 마케팅, 재무, 제품개발, 플랫폼, 서버 등에서 약간 명을 영입하려고 한다. 사내문화의 키워드는 ‘일당백’이다. 일에 대한 열정과 애정으로 똘똘 뭉쳐있음을 알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와이즐리의 팀원들은 웹 페이지 하나당 10시간씩 토론을 할만큼, 다들 일의 기준을 높게 잡자는 문화가 있고 하나같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집중해서 일한다”며 “서로 도전받으며 집중해서 일하는 지금의 분위기를 계속 지켜가고 싶고, 이에 맞는 역량있는 팀원들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Billy
Billy
마케팅, 브랜딩에 관심이 많다. 스타트업들의 성장과정 및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흥미를 갖고 있다.